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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온다지만 왜 이리 찬바람만 다가오는가.
배우기만 하면 되었고 숙제만 풀면 자유로웠던 시절이 있었다. 공부를 못해도 사랑받았다.
친구와 경쟁해야 했고 선두에 서야 마음이 편안했던 시절이 있었다. 공부를 잘해야 사랑받았다.
친구와 선배의 미소와 포옹에 비수가 담겨있듯이 해맑은 미소에 비수를 품으며 눈물겨운 연기를 했던 시절이 있었다. 삶은 전쟁이었고 승리해야 사랑받았다.
전쟁터에서 패배하고 행진에서 낙오되어 터벅터벅 되는대로 살아가던 시절이 있었다. 사랑도 원망도 느낄 기력이 없던 시절이 있었다.
돌부리도 건방떨며 걸음을 시비하고
엎친 몸을 뒤척이니 그 곳에 하늘이 있다. 찬바람이 불어도 하늘이 있었다.
소리없이 일어나 가던 길을 가려다 잠시 허허롭게 웃어도 되는 것인지 누군가에게 묻고 싶어질 때, 하늘에서 뚝! 무언가가 떨어진다.
유란시아! 웃는다. 소리쳐 웃을 수 있다.
하루를 살기 위해 천일 동안 몸부림친 고통과 변태의 시간들을 위해
하루살이의 삶은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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